차량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38분께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수대에 도착한 김 회장은 조사실로 향하기 전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고객분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고 고객들의 협력으로 리콜은 상당부분 완료됐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간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말씀드리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회장은 은폐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을 상대로 차량 결함 의혹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알고도 은폐하려 했는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BMW의 결함 은폐 의혹은 지난해 여름 주력 차종인 ‘520d’ 차량에 연달아 불이 나면서 불거졌다. 사태가 악화되자 BMW코리아는 자체 조사를 벌여 EGR(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에 결함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리콜을 실시했다.
하지만 BMW코리아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터져나왔고 결국 국토교통부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단은 BMW가 주장한 EGR 외에 흡기 다기관에도 문제가 있다며 BMW코리아가 결함을 은폐하려 했다는 자체 결론을 냈다. 합동조사단과는 별개로 화재로 피해를 본 차주 등 소비자들은 BMW코리아 등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차량 결함 은폐 의혹과 관련해 총 세 차례 BMW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가장 최근 압수수색이었던 지난 달 16일 경찰은 서울 중구 회현동 BMW코리아 본사와 서버를 보관한 통신 업체들을 수색해 흡기 다기관과 관련된 작업지시서 등 서류를 확보했다. 흡기 다기관은 엔진실린더에 공급되는 공기 및 배기가스 일부가 재순환되는 통로로, 잇단 BMW 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부품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지난 9일 김 회장의 소환 일정을 공개하며 “지난 달 BMW코리아 본사 등을 압수한 결과 혐의를 입증할 의미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