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권의 기조대로 움직이지 않는 관료조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민주당은 앞으로 ‘당정’의 무게중심을 당에 두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당의 입장에 공감하며 당이 정책 추진을 주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차 을지로 민생현안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른 채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정부 관료가 말을 덜 듣는 것, 이런 건 내가 다 해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실장은 “그걸 해달라. 진짜 나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다”고 토로했다. 경제문제의 경우 분위기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김 실장의 언급에 이 원내대표가 관료조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고 김 실장은 집권 4년 차인 것 같다는 말로 맞장구를 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 공무원의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김현미 장관이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 김 실장은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라며 호응했다. ‘한 달 없는 사이’는 최근 국토부 장관 교체를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 기간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경선기간에도 당정청의 무게중심을 당으로 가져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당정청은 대형 조선사에 대한 하도급 실태조사를 상반기 중 마무리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의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대규모 유통 분야에서는 복합쇼핑몰의 무분별한 입점을 제한하기 위해 유통분야발전법 시행규칙을 추진하고 올 하반기부터 대규모 점포 입점에 따른 주변 상권 영향평가 대상업종을 대폭 확대해 입점제한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가맹점, 공기업 하도급, 대형 유통, 비정규직 노동자, 가계부채 등 5대 민생 분야에서의 불공정행위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방안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