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잉 출신의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을 장관으로 지명하기로 했다. 군 장성이 아닌 방산 업체 임원 출신이 미국의 안보 수장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에 대한 섀너핸의 봉사와 리더십을 근거로 그를 국방장관에 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경질한 지 4개월 만이다.
보잉 수석부사장 출신인 섀너핸 대행은 지난해 7월 국방부 부장관으로 임명됐다가 매티스 전 장관이 경질되며 올 초부터 4개월여 동안 장관 대행을 맡아왔다.
안보정책의 경험이 없는 섀너핸 대행이 정식 장관으로 지명되자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예스맨’을 장관직에 앉혔다고 평가했다. 섀너핸 대행은 백악관과 잦은 이견을 드러내며 갈등을 빚었던 매티스 전 장관과 달리 소신을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섀너핸 대행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낸 적이 없으며 2월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지대 시찰에 동행하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계획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섀너핸 대행이 보잉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미 상원 청문회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지만 결국 인준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섀너핸 대행은 국방부 회의에서 ‘친정’인 보잉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경쟁사를 비방했다는 의혹으로 국방부 감찰을 받았으나 지난달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섀너핸 대행은 성명을 통해 “미군을 현대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중국·러시아와의 경쟁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전략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