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형 지주회사인 SK㈜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서 오는 2025년까지 14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발빠르게 뛰고 있다. 같은 기간 LNG 사업의 세전이익도 1조8,000억원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10’ LNG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1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SK그룹의 LNG 사업 가치를 2025년까지 2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까지 현재 500만톤 규모인 LNG 공급물량과 4기가와트(GW) 수준인 LNG발전 설비용량을 각각 2배 수준으로 늘리고 중국과 태국 같은 신흥국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SK의 이 같은 자신감은 ‘탐사·개발-가공-운송-소비’에 이르는 LNG 밸류체인의 모든 사업영역에 SK그룹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 E&S는 LNG 탐사개발과 생산 등 ‘업스트림(Upstream)’ 사업 외에 국내 발전소 운영과 같은 소비영역인 다운스트림(Downstream)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SK㈜가 ‘원료채집 및 가공(G&P)’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미드스트림(Midstream)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LNG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이 같은 SK그룹의 움직임에서 SK㈜의 역할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는 지난 2017년 유레카를 시작으로 2018년 브라조스, 지난 3월 블루레이서까지 3년간 에너지 업체 지분 인수 등에 총 5,600억원을 쏟아 부었다. SK㈜가 투자한 세 곳의 G&P 기업이 연간 처리하는 천연가스 물량의 합은 약 2,400만톤 규모로 2017년 한국 LNG 수입량의 64%에 달한다.
SK㈜가 이같이 G&P 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넓힐 수 있는 배경으로는 에너지 전문 사모펀드(PE)와의 협업이 꼽힌다. 실제 블루레이서 투자는 에너지 전문 PE인 퍼스트리저브가 SK㈜를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해 공동 투자를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SK㈜는 산하 조직인 투자 1·2·3 센터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각 센터는 회계사나 변호사, IB 전문가 출신 30여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 내부 역량만으로 대형 인수합병(M&A) 성공사례를 잇따라 만들어냈다. 업계에서는 SK㈜가 한국에서는 낯선 투자형 지주회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 중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SK㈜가 에너지 외에 공유서비스, 반도체 및 부품 사업, 바이오 등에 최근 2년 반 동안 투자한 금액만 3조2,000억원가량에 달한다. SK㈜ 관계자는 “SK㈜는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투자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미래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폭넓은 투자를 실행하고 있다”며 “기존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를 최우선 하면서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금맥’을 짚어내는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