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렬에 따른 여파로 13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올해 들어 최저치로 급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6.95위안을 돌파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에 육박했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이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역내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날 역내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1달러당 6.85위안을 넘어서며 올해 1월 이후 위안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신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원인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돼 중국에 고율 관세가 부과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지난 10일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 올린 데 이어 나머지 전체 수입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따라 고율 관세로 인해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 외환거래센터에 고시된 이날 위안화 대비 달러 기준환율도 6.7954위안을 기록하며 지난 1일 6.7373위안에서 8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이같이 위안화 환율이 미국이 인내할 수 있는 환율의 마지노선인 7위안에 가까워지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책으로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꺼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대미 수출품 가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고율 관세 여파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조치에 대해 중국에서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맞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 위안화 절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환율 시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선 위안화 가치 하락 추세가 한국과 같은 주변 국가의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3일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해 1,188.0원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