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행인 등 6명이 다친 인천 축구클럽 승합차 충돌사고와 관련해 당시 현장에 처음 도착해 초기 구조 업무를 맡았던 119 구급대원이 “구조 당시 어린이들이 안전 벨트를 맨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소방서 모 구급대 관계자는 16일 한 매체와 통화에서 “현장에 도착했을 때 승합차에 탔던 초등생 5명 중 4명은 이미 차량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였다”며 “차 안에 갇혀 있던 A(8) 군도 안전 벨트를 착용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당시 구조나 구급활동 중 안전 벨트를 제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 군은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구조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 구급대는 이번 사고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초기 구조 업무를 수행했다. 구급대에 이어 사고현장에 도착한 송도소방서 구조대 관계자도 “구조 전 A 군은 승합차 옆문과 발판 사이에 끼어있었다”며 “구조 과정에서 안전 벨트를 제거한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 대한 육안 조사 후 도로교통공단에 분석을 의뢰해 안전 벨트 착용 여부를 재차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벨트 착용뿐 아니라 과속 여부와 통학차량 운행 규정을 지켰는지 등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는 승차한 모든 어린이나 영유아가 신체구조에 따라 적합하게 조절될 수 있는 안전 벨트를 매도록 한 뒤 차량을 출발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은 이른바 ‘세림이 법’에 따른 것이다. ‘세림이 법’은 2013년 충북 청주시에서 김세림(당시 3세) 양이 통학 차량에 치여 숨진 것을 계기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으로 2015년 1월부터 시행됐다. ‘세림이 법’은 9인승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과 관련해 안전 벨트 착용, 인솔 교사 동승, 하차 후 차량 내부 점검을 의무화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7시 58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앞 사거리 한가운데에서 발생했다. 인천 모 사설 축구클럽의 통학용 스타렉스 승합차와 B(48·여) 씨의 카니발 승합차가 충돌해 스타렉스 승합차에 타고 있던 A 군 등 초등생 2명이 숨지고 B 씨 등 6명이 다쳤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