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전국 입주율이 2년여 만에 70% 아래로 떨어졌다. “세입자를 확보하지 못해서”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6일 공개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전국 입주율은 69.6%를 기록, 전월에 비해 6.3%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입주율이 60%선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년 6월 조사 이래 처음이다. 특히 강원권(54.0%)은 15.2%포인트 급락하면서 조사 이래 첫 50%선으로 떨어졌다. 대구·부산·경상권(67.0%, 8.7%p↓), 대전·충청권(70.3%, 7.3%p↓), 인천·경기권(79.7%, 5.2%p↓)은 5%포인트 이상 하락폭을 보였다. 서울만 유일하게 1.5%포인트 오른 87.3%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입주율’은 입주지정기간이 만료되는 분양단지의 분양가구 중 입주했거나 잔금을 납부한 가구 비중을 계산한 지표다.
미입주 사유는 ‘세입자 미확보’가 37.3%로 가장 많았다. ‘기존 주택매각 지연’이 35.8%, ‘잔금대출 미확보’가 17.9% 순으로 나타났다.
5월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전국 47개 단지에서 총 2만5,053가구가 예정돼 있다. 민간이 1만8,786가구(75.0%), 공공이 6,267가구(25.0%)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13개 단지 1만628가구, 지방에서 34개 단지 1만4,425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연구원은 “5월 입주예정물량의 36.6%가 경기도에 집중되고 영남권에도 30.9%가 집중되므로 해당 지역 내 입주를 계획하는 주택사업자들의 주의를 요한다”고 밝혔다.
입주경기 5월 전망치는 봄 이사철을 맞아 ‘반짝 개선’ 됐다. HOSI 5월 전망치는 80.1을 기록, 8개월 만에 80선을 회복했다. 지난달에 비해 12.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에 있는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아래에 있으면 주택사업자들이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은 4.9포인트 상승한 90.3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90선을 회복했다. 대전(95.4)과 세종(95.0)도 90선을 기록했다. 대구(85.7), 전남(82.3), 광주(81.4), 전북(80.0), 제주(80.0)는 80선에 있었다. 지난달 40선(47.6)까지 떨어졌던 부산은 30.1포인트 오른 77.7로 나타났다. 이달 전망치는 모든 지역에서 전월 대비 상승했다.
4월 실적치는 76.6로 지난 달(67.4) 대비 9.3포인트 올랐다. 4월 전망치(68.0)에 비해서는 8.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5월 전망치와 4월 실적 개선은 봄 이사철을 맞은 계절적 요인과 입주 물량 감소, 기저효과 등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여전히 입주여건은 좋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