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교 전문가 “文정부 신남방정책 초심으로 돌아가야”

사람·상생·평화 강조 신남방정책

4강 중심 외교 등 과거 회귀조짐

아세안 지역 규범 이해 바탕돼야

김형종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문재인정부 신남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허진 기자김형종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문재인정부 신남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허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애초 표방했던 상생·사람·평화(3P)라는 방향을 잃고 결국 낡은 외교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김형종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한국동남아학회 등이 ‘문재인정부 신남방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초심을 잃고 여전히 4강 중심의 외교 등 과거 외교 행태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며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아세안 외교에서 지금껏 한국의 관심사는 한반도 문제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과 북한에 대한 비판유도에 집중돼 왔으나 신남방정책은 이와 달리 사람과 평화, 상생이라는 가치를 내세움으로써 규범외교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세안의 관련 규범을 공유하고 접점을 형성하며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규범외교의 실현을 위한 전략은 실종됐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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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신남방정책이 애초에 목표한 규범외교가 되기 위해 아세안 사회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아세안 사회의 발전을 견인해온 아세안 규범(norm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만장일치에 이르기 위한 협의와 비공식적 접촉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아세안 내의 역동성과 지역의 중립성을 이해해야만 진정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정책이 낡은 외교 문법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평화 촉진자로서의 적극적 역할 맡는 것을 포기한 채 아세안의 소극적 지지만을 확보하려는 현 정부의 모습은 여전히 4강 중심의 전략에 기반한 힘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박재경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총괄심의관은 “신남방정책에 대한 우려를 잘 안다”면서 “우려를 받아들여 사람과 평화 중심의 신남방정책을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당 정책에 시민사회의 참여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최경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위원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박 심의관은 “곧 민간 자문단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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