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저항의 멜랑콜리]한 마을에 불어닥친 인간의 광기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알마 펴냄




한 유랑 서커스단이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를 보여준다며 도시에 들어선다. 마을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에스테르 부인은 마을을 장악하겠다는 계략을 짠다. 늙고 병약한 그녀의 남편 에스테르 죄지르와 그의 식사를 챙겨주는 백치 청년 벌루커는 부인의 계획에 저항한다. 이 둘의 기묘한 우정은 마을을 잠식한 공포와 불안 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저항의 멜랑콜리’는 2015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인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장편소설 중 하나다. ‘사탄탱고’에 이어 국내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벨라 타르 감독의 영화 ‘베이스터 하모니’로도 만들어져 영국 BBC가 선정한 2000년 이후 100대 영화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한 문장이 한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난해하면서도 달콤하다. 한 마을에 불어닥친 광기와 낯선 풍경을 통해 중의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독자는 이 소설에서 동유럽 격변사를 읽어내기도, 시대적 변화 때 계급의식 형성에 주목하기도 한다. 때로는 두려움과 슬픔, 비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전한다. 1만8,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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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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