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SAT '역경 점수' 도입…아시아계 역차별 우려도

거주지역·빈곤수준 등 고려한다지만

성적 상위권 亞학생 불리할 가능성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위치한 예일대 기념도서관 전경. /뉴헤이븐=블룸버그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위치한 예일대 기념도서관 전경. /뉴헤이븐=블룸버그



미국 대학 입학자격시험인 SAT에 응시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고려한 ‘역경점수’가 도입된다. 학생이 겪어온 어려움과 곤경 등을 점수에 반영해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도지만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AT를 관장하는 대학위원회는 학생 거주 지역의 범죄율과 빈곤 수준 등 15개 요인을 기준으로 역경점수를 산정해 SAT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역경점수는 50점을 평균으로 1~100점 사이에 측정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점수를 확인할 수 없다.


대학위원회는 “수년간 소득 불평등이 시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며 “SAT에 반영된 부의 불평등을 무시하거나 손 놓고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기존 SAT 평가 방식으로는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학생을 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소득·고학력 가구가 많은 백인 학생들의 SAT 점수가 흑인보다 평균 177점, 히스패닉 학생보다는 133점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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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지난해 50개 미 대학이 시범적으로 역경점수를 적용했으며 올가을 150개 대학에서 이를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적용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비리그 명문대인 예일대도 역경점수를 적극 활용하려는 대학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제도 도입이 대학입시 과정에서 인종 역차별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평균적으로 SAT 점수가 높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역경점수가 백인 학생보다 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버드대가 특정 인종에 입학 쿼터를 정해놓고 이를 초과하지 않도록 비계량 항목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한 혐의로 제소된 상황에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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