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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1분기 '어닝쇼크']코스피 상위 10社 영업익 47%↓ 실적 늪 빠지나

573개사 부채비율·부채총계등

재무지표도 전년보다 크게 악화

코스닥은 영업익 3.4% 늘어 '선방'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상위 10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전년 동기 대비 4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사 중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7개사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3사의 경우 중국·미국 등 해외 판매 감소 여파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주요 대기업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셈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019년 1·4분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 상위 10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4조2,83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조8,214억원 줄어들었다.


지난 4월 공개된 2018년 연간 결산 실적에서 540개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157조1,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0.3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본격적인 기업 실적 악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경우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4조7,315억원(4.6%) 줄어 삼성전자가 버팀목이 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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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기 실적 집계 대상 573개사의 영업이익이 27조8,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2,467억원(36.88%)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재무 지표도 악화됐다. 1·4분기 말 부채 비율은 112.36%로 지난해 말의 105.52% 대비 6.84%포인트 증가했다. 자본 총계는 1,336조 1,751억원으로 1.54%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부채 총계가 1,501조3,168억원으로 8.12%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 910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2조1,2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해 유가증권 상장사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정부의 기업 규제 정책이 주요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실적 악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제, 주 52시간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이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김진국 배재대 기업컨설팅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결국 주요 기업들의 인건비도 오르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물가는 올라가는데 실업자는 늘면서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139480)·롯데쇼핑(023530) 등 주요 유통기업들의 실적 악화에는 온라인몰과의 경쟁뿐만 아니라 출점 제한, 최저임금제 등 정부의 규제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원인이 100%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 정부 들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여건 악화가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며 “가뜩이나 국내 내수 시장 규모가 작고 경기가 안 좋은데 정부 규제가 강화되니 기업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외국으로 나가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검찰·국세청 등 여러 정부 기관이 동원돼 수사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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