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인돌] "능력주의는 공정할까요?"

오준호 작가의 '내가 아는 공정함은 공정할까'

지난 17일 경동고 도서관서 독서캠프 형식으로

50여명 학생들과 함께 토론과 강의 진행

오준호(사진) 작가가 지난 17일 경동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의에서 철학자 스피노자의 사상을 설명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오준호(사진) 작가가 지난 17일 경동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의에서 철학자 스피노자의 사상을 설명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여러분은 능력에 따라 보상이 차이가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지난 17일 경동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오준호(사진) 오준호 작가의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 ‘내가 아는 공정함은 공정할까’에서 오 작가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생각에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오 작가는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강의에 참가한 학생들 중 80퍼센트 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고인돌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젝트로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40여개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이날 강의는 어린이도서관에서 지역학교에 인문학 강의를 위해 경동고 도서관과 협의에 따라 진행됐다.


오 작가는 “여러분들이 설문조사에서 뜻을 밝힌 것처럼 능력에 따라 보상차이가 나야 한다면 왜 그런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해결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공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 한번 알아봅시다”라면서 강의를 풀어나갔다. 오 작가는 우리 사회에 상식처럼 인식되고 있는 능력주의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능력에 따라 보상이 차등지급되어야 한다면 과연 능력주의는 공정할까라는 의문을 학생들에게 던진 것이다.

관련기사



“만약 부모 잘 만나서 부의 상속에 따라 인생의 출발선이 이미 불평등하다면 그것은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마저 뺏는다면 또 어떨까요. 여러분은 자신이 이루어낸 성취의 상당한 정도로 ‘행운’의 결과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학생들의 고개는 갸우뚱하기 시작했다.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의 저자인 오 작가는 “이번 강의를 통해 능력주의를 맹신하며 공정함을 편협하게 이해하는 인식을 넘어,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공정함을 상상해보고자 한다”면서 강의 취지를 소개했다. 총 3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능력에 따른 보상은 과연 공정할까?’ 2강. 일하지 않아도 돈을 줄 수 있다고? 3강. 국회의원을 추첨으로 뽑으면 안될까요? 등으로 진행된다.

이날 학생들은 강의에 앞서 강사가 추천한 책 3권(청소년을 위한 정의론_해냄출판사, 민주주의_후마니타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_철수와영희)을 읽고 팀별로 발표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허언오 경동고 사서교사는 “지난해에 서울시교육청의 도움으로 고인돌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40여개 강좌 중에서 학생들이 특별히 이 강좌를 선택해서 추천도서를 읽고 함께 토론하고 발표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햇다.

한편, 제 7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7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기본 학문인 문학·역사·철학(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심리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장선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