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의 상반기 사업 보고가 한창인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LG전자(066570)의 차례가 다가오면서 어떤 의사 결정이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룹 안팎에서는 40년 ‘LG 맨’이자 2인자로 통하는 권영수 ㈜LG 부회장과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된 전략통 홍범식 ㈜LG 사장을 단연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구(舊) LG와 신(新) LG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사업 보고에서 어느 쪽에 힘을 더 실어주느냐에 따라 LG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1일부터 사흘간 사업 보고를 진행한다. 이번 사업보고에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권봉석 HE·MC 사업본부장, 송대현 H&A 사업 본부장이 참여하고 그룹에서는 구 회장을 비롯해 권 부회장, 홍 사장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 세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LG디스플레이(034220)·유플러스·이노텍 등 그룹 내 여러 계열사가 얽혀 있어 역할 분담 및 조정 등 중요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업 보고를 통해 구 회장의 경영 색깔이 보다 선명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LG 대표이사이자 LG전자·디스플레이·유플러스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 부회장과 지난해 말 ㈜LG 경영전략팀장으로 발탁된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출신의 홍 사장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 1957년생으로 LG 외길을 걸어온 권 부회장은 그룹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반면 이번 사업 보고에 처음 데뷔하는 홍 사장은 1968년생으로 경영전략팀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로 영입됐다. 두 사람은 이력만큼이나 여러 분야에서 소신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과 홍 사장의 생각이 많이 다른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내부적으로 누구 의견에 힘이 실릴지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