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맥주·삼겹살에 이어 냉면·김밥 등 서민들의 외식물가는 줄줄이 뛰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고 있어 지표물가가 생활물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향후 버스요금 인상, 원화 값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지표물가와 생활물가 간 괴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 1년간 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서울의 냉면 가격은 평균 8,962원으로 전년 대비 3.1%(270원) 올랐고 김밥은 8.1% 뛰었다. 짜장면만 지난해와 가격이 같았고 떨어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여름을 앞두고 ‘냉면 맛집’들이 잇달아 값을 올리면서 유명 식당의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2,000~1만7,000원까지 올랐다.
들썩이는 체감물가와 달리 정부의 공식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넉달째 0%대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가 각종 복지정책을 통해 전기·의료·교육 부문 등의 관리물가 상승을 억눌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계상 물가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으로 인건비가 오르는데다 버스요금 인상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석유류 가격 약세 등 공급 측 요인이나 정부 정책의 효과를 따로 놓고 보면 물가 상승률은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이후 물가 상승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