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꽂이 -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결정장애'에 빠졌다면 일단 멈추고 느리게 생각해보자

■스티븐 존슨 지음, 프런티어 펴냄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하루 역시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나 먼저 무엇을 할지부터 점심과 저녁은 어떻게 할지, 오늘 만나는 사람과는 어떤 대화를 할지 혹은 아예 만남을 취소할지 등등 자질구레한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러한 ‘순간의 선택’들은 오늘 하루, 일주일, 더 나아가 미래를 만드는 ‘일대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는 ‘결정장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올바른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특히 저자는 ‘느린 선택의 합리성’을 강조한다. 직관에 의존한 선택을 빠를 수 있지만 적절성에 한계가 있고 느리게 내린 결정이 합리적이라는 게 요지다. 직관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의사결정 방법도 제시했다.

관련기사



첫 단계는 찾아낼 수 있는 모든 변수와 가능한 모든 방향에 대한 ‘마음의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다. 다음은 관련 변수를 고려해 각각의 방향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예측하고 마지막으로 궁극적인 목표를 기준으로 다양한 결과를 비교하고 검토해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진부하고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통상 사람들이 이런 판단 과정을 순식간에 거치는데 그 속도를 늦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간만의 사고 패턴인 ‘디폴트 네트워크’가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디폴트 네트워크’는 우리의 정신은 기억 속의 정보를 검색하고, 심상과 생각의 형태로 정보를 자각하며, 여러 문제를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전략을 꾸미는 상태에 빠져든다는 의미다.

딱딱해 보이는 내용이지만 저자는 가벼운 사례들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가령 저자는 결혼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앞둔 29살의 찰스 다윈을 사례로 든다. 다윈은 노트를 양면으로 펼쳐 놓고 단점과 장점을 나열했다. 그는 결혼하지 않을 경우 좋은 점으로 ‘친척들의 방문과 온갖 사소한 일에 간여하라는 강요가 없음’ ‘쓸데 없는 말다툼이 없음’ ‘자식으로 인한 지출과 걱정이 없음’ 등 13가지를 적었다. 반면 결혼할 경우 장점으로 ‘자식’ ‘음악의 매력과 여성의 수다(건강에는 좋지만 엄청난 시간을 낭비해야함)’ ‘사랑하고 함께 놀아야 할 대상(여하튼 강아지보다야 낫겠지)’ 등 10개를 적었다. 그는 노트 끝에 ‘결혼하는 편이 낫다, 증명 끝’이라고 끼적였고 실제 6개월 뒤 결혼했다. 1만6,000원.


연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