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올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으나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한국 영화 사상 봉 감독이 처음이다.
봉 감독의 ‘기생충’은 평론가들에게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21개 작품 중 최고평점을 얻으며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다.
두 손을 번쩍 들며 배우 송강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된다니…”라는 말로 감격을 표현한 그는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며 영광스런 무대를 최고의 배우에게 넘겼다.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며 모든 영화인들과 기쁨을 나눴다.
시상식 후 한국 기자들과 만난 봉 감독은 “평소에는 사실적인 영화를 찍으려 했는데 지금은 판타지 영화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봉 감독은 2006년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했다. 2008년과 2009년 ‘도쿄!’와 ‘마더’가 각각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부문에 올랐다. ‘기생충’으로 다시 한번 경쟁부문에 진출한 그는 한국 최고의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선정은 심사위원 만장일치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