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자신의 첫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나가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연합뉴스뇌물·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에 핵심 증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또다시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이 구인장 발부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에 따라 이 전 대통령 2심은 핵심 증인 진술 없이 다음달 17일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전 기획관은 29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 소환되고도 불응한 것은 벌써 8번째다. 과태료 결정과 증인 소환장이 김 전 기획관에게 송달되지 않아 감치 조치도 할 수 없게 됐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1일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지만 이 전 대통령 재판 출석은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재판부는 그 사이 김 전 기획관에 대해 두 차례나 구인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지난 24일 김 전 기획관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기획관이라는 인물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서초경찰서로부터 구인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에 “김 전 기획관의 검찰 진술에 증거능력 부여할 수 있을지, 만일 부여할 경우 그 증명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이른바 ‘MB 집사’로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월 구속 이후 자수서를 제출하고 이 전 대통령의 각종 혐의를 실토하는 등 검찰 수사에 크게 기여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자금을 가까이에서 관리해 온 만큼 재판에서도 그는 다스를 통한 횡령·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과 14일 추가 변론을 듣고 17일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