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오는 9월 올해 들어 두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새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총선 이후 구성된 의회(크네세트)를 해산했다고 전했다. 의회 해산 및 새 총선 실시안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에서 74대45로 가결됐다. 지난달 9일 총선을 치른 지 51일 만이다. 다음 총선 날은 9월17일로 정해졌다. 약 5개월 만에 총선을 다시 실시하게 되면서 이스라엘의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이 5개월 새 두 번이나 총선을 치르는 것은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 리쿠드당의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를 끝내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선 총선에서 의회의 총 120석 가운데 절반을 훨씬 밑도는 35석만을 확보한 리쿠드당은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및 유대교 정당들과 연정을 추진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제1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이 다른 정당에서 총리 지명자를 내세워 연정을 꾸릴 권한을 넘겨줄 수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를 해산해 총선을 다시 실시하는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보인다.
베이테누당 및 유대교 정당들과의 연정을 가로막은 것은 유대교 신자들의 징집을 둘러싼 견해차이다. 베이테누당은 초정통파 유대교 청년들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유대교 정당들이 이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들이 유대학교(예시바)에 재학 중일 경우 학문 추구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는다.
로이터통신은 의회 해산이 집권 리쿠드당 내부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중동평화안 역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