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해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던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을 무단 점거하고 장기 농성을 벌이면서 회관 입주업체의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가 회사의 법인분할에 반대하며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여파로 아직까지 수습이 안되면서 정상영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점거를 시작한 27일은 한마음회관 휴관일라 별 문제가 없었지만 외국인학교와 톡톡팩토리 입주기업은 당시 정상 영업하고 있었던 탓에 큰 피해를 봤다.
특히 정상 근무가 가능한 28일부터는 입주한 식당 등 업체들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일주일 가까이 장사를 못해 상인과 회관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이 불편이 겪고 있다.
주주총회장으로 쓰일 예정이었던 1층 극장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좌석 420개 중 200개가 뜯겨 나가거나 훼손됐다. 조명과 음향시설도 모두 부서져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극장 측은 “안전진단과 함께 의자도 모두 바꾸고, 무대 장치도 새롭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시민들이 사랑하는 시설인 만큼 최대한 빨리 복구하겠지만 연말까지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2층을 전부 사용 쓰는 한마음식당은 노조원들이 빠져나간 31일 내부 점검 당시 현관 출입문과 일 부 비품 등 망실된 것으로 확인됐었다. 점검 과정에서 식자재만 새롭게 하면 4일부터 정상 영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냉장고 등 설비 고장이 추가 발견되면서 정상 영업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조상덕 대표는 “조합에서 손해배상을 해 주겠다고 했으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마음식당은 닷새간 매출 1,000만원 이상을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 수영장과 헬스클럽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외국인 직원 자녀가 다니는 3층 현대외국인학교는 노조원들이 건드리지 않아 3일부터 정상 운영을 하고 있다. 4층 톡톡팩토리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피해가 경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기물 파손 등 물적피해와 영업중단 등에 따른 손실 금액은 총 1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상 영업을 언제부터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인데 보상문제가 빠른 시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노조원들이 건물 계단 일부에 윤활유를 칠하고, CCTV 20여 개 중 90%가 파손하는 등 건물 자체 피해가 봐 이를 점검하고, 새 단장 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음회관은 회원과 일반인 등 하루 6,000명 정도가 이용하는 시설이다. 회사와 노조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어떤 창구로 해야 할지도 알 수 없다. 우선은 자체적으로 수리를 통해 영업을 개시한 이후 시간을 두고 보상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형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물 안전진단을 하면 달라지겠지만, 정상 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피해를 집계해 노조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이 1991년 지은 복합문화시설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지하 1층엔 헬스클럽과 수영장, 운동처방실 등이 있으며 지상 1층엔 420석 규모의 극장과 커피숍, 유아스포츠단 체육관이 있다. 2층은 한마음식당이 입점해 있다. 3층은 현대중공업 외국 협력사 직원의 자녀가 다니는 외국인 학교가 사용하고 있다. 4층은 청년 창업가의 소규모 제조공간인 톡톡팩토리와 탁구장, 세미나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