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DMZ 평화의 길을 가다] 北초소가 눈앞에...긴장과 평화 '묘한' 공존

6·25 상흔 남겨진 백마고지 지나

공작새능선 조망대서 역곡천 감상

비무장지대 철원 GP로 가는 길엔

사람 손 타지 않은 자연모습 그대로

이달 3시간 코스 철원구간 개방

탐방신청 경쟁률 18대 1 달해

DMZ 평화의 길 철원구간의 도보코스를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사진제공=행안부DMZ 평화의 길 철원구간의 도보코스를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사진제공=행안부



지구 상에서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인 가운데 하나인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 남북 분단 66년이 우리에게 남겨준 ‘유일한 선물’이라고도 하는 이 곳의 일부가 ‘DMZ 평화의 길’이란 이름의 둘레길로 조성돼 지난 1일부터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됐다. ‘철원 DMZ 평화의 길’은 총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15km에 달한다.

4일 ‘철원 DMZ 평화의 길’을 걸어보기 위해 출발점인 백마고지 전적지에 들어서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이 곳에서 출입절차를 마치고 백마고지 위령비를 본 뒤 시작점으로 이동했다. 둘레길 탐방에는 해설사와 관광객의 신변을 지켜줄 육군 열쇠부대 장병들이 동행했다.

‘DMZ 평화의 길’은 민간인이 비무장지대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속에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짙은 녹음과 철조망이었다. 그리고 가끔 들리는 산새소리에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느껴졌다. 긴장감과 평화로움이 교차하는 ‘철원 DMZ 평화의 길’의 첫 번째 통문을 지나면 곧 공작새능선 조망대가 나온다. 이 조망대에 올라서면 유유히 흐르는 맑은 역곡천과 화살머리 고지가 펼쳐진다.

DMZ 평화의 길 철원구간의 공작새능선 조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철책선 왼쪽이 비무장지대다. /사진제공=행안부DMZ 평화의 길 철원구간의 공작새능선 조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철책선 왼쪽이 비무장지대다. /사진제공=행안부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1.3km 가량을 이동하자 통문이 또 하나 나타났다. 이 문을 지나기 전 방문객은 신분증과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맡기고 차량을 이용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곳부터가 비무장지대다. 분단 이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이 통문이 열리는 것은 ‘DMZ 평화의 길’ 덕분이다.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가면 ‘철원 DMZ 평화의 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화살머리 고지 비상주 경계초소(GP)에 도착한다. ‘철원GP’라고 부르는 이곳은 병력이 상주하지 않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출동한다.



철원GP 1층은 벙커 층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남북이 함께 유해발굴과 지뢰제거 작업을 하면서 수거한 철모와 수통, 총 등이 전시돼 있다. GP 2층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경관에 태극기와 유엔기가 함께 펄럭였다. 북한 땅이 바로 눈앞에 들어와 분단의 현실이 더 깊이 느껴졌다. 장엄하게 펼쳐진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난 뒤 출발지점인 백마고지 전적지로 되돌아 가 ‘철원 DMZ 평화의길’ 탐방을 마무리했다.

행정안전부와 통일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가 조성한 ‘DMZ 평화의 길’은 강원도 고성(동부)과 철원(중부), 경기도 파주(서부) 등 3개 지역에서 운영된다. 지난 4월 27일 고성구간이 개방됐고, 이달 1일부터는 철원구간의 문이 열렸다. 파주구간은 8월 이후 개방된다. ‘DMZ 평화의 길’ 탐방은 1일 40명 정원으로 행안부 ‘디엠지기’와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탐방신청을 하면 추첨을 하게 되는데 평균 경쟁률이 18.5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파주구간까지 개방되면 ‘DMZ 평화의 길’을 국내의 대표적 평화안보체험 도보여행길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원=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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