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눈] 변명에 급급한 코오롱

박홍용 바이오IT부




“가장 중요한 것은 인보사의 성분이며 저희는 이름표를 잘못 붙인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돌아봤을 때 이번 일이 성장통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월3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에 대한 제조·판매 중지 요청을 한 다음날인 4월1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현재까지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필수사항이 아닌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자체적으로 시행한 결과 인보사 2액이 애초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니라 태아신장유래세포(293세포)라는 것을 알게 돼 자발적으로 식약처에 알렸다는 항변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유수현 바이오사업 담당 상무는 “2004년 GP2-293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특이유전자(gag·pol) 분석을 진행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04년까지는 분명 연골세포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3일 공시를 통해 2017년 3월 인보사 2액이 293세포로 확인된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알렸다고 공시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최종 조사 결과 발표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13일 티슈진으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며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어 “2액의 최초 세포를 분석한 결과 293세포에서만 발견되는 gag·pol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7월13일은 인보사가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다음날이다.

단순히 이름표가 바뀐 것뿐이라며 품목허가 변경을 자신했던 코오롱 측이 4월1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도 국민에게 거짓 해명을 일삼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2013년 6월부터 티슈진 대표이사를 겸직해오고 있다. “내 인생의 3분의1을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네 번째 자식”이라며 인보사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던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도 인보사 사태가 발생한 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국민과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들이 이들에게서 듣고 싶은 말은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당시 우리나라의 시스템이 이것밖에 안 됐다”는 구태의연한 변명이 아니라 진정 어린 사과다. 코오롱 책임자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어떤 답변을 할지 온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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