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전 연인 박유천과 함께 구속돼 재판중인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수원지법 형사1단독 이원석 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사건 첫 공판에서 황하나 측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으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연인이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 씨와의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부분에는 일부 부인하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황하나 측 변호인은 박유천의 수사기록 일부를 검찰 측에 요청하면서, 추후 증거 동의 여부 등의 의견을 정리하기로 했다.
민트색 반소매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황하나는 피고인 인정신문에 담담하게 답했고, 검사가 공소사실을 읽는 도중 방청석의 가족들을 보면서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앞서 황하나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을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2월과 3월 박유천과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6차례 투약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황하나의 공판이 화제로 떠오르자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직접 사과문을 내고 황하나와 회사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최근 제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친척이라 해도 친부모를 두고 직접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어 외조카의 일탈을 바로잡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결국 집안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제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하나는 친인척일 뿐, 남양유업 경영이나 그 어떤 일에도 전혀 관계돼 있지 않다”며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일하는 남양유업 임직원과 대리점 및 남양유업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께도 누를 끼치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하나의 다음 재판은 오는 19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유천의 재판은 14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