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증시 약세에도...ELS·채권이 증권사 실적 버팀목

지난달 ELS 조기상환 8조 육박

'조기상환→신규발행 증가' 선순환

채권가격 상승에 평가이익 늘어

수익 다각화 위해 자산운용 확대도




증권사들이 최근 증시 약세에도 2·4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늘고 채권 가격이 상승한 것이 이익의 받침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증권사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수수료 외에도 자산운용 부문을 늘려가는 것과 맞닿아 있다.

6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LS 조기상환 금액은 7조8,000억원으로 지난 1·4분기 월평균 5조원대에서 3조원 가까이 늘었다. 조기상환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증권사의 판매수익은 늘어난 반면 운용비용은 감소했다는 의미다. 지난 4월과 5월 두 달 동안 ELS와 기초자산이 파생상품인 파생결합증권(DLS)을 포함한 조기상환 금액은 20조9,000억원으로 6월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전년 동기 18조5,000억원을 웃돌았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 전에 상환이 이뤄지면 그만큼 비용은 줄어드는 대신 다시 ELS·DLS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져 신규 발행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회전이 잘 이뤄져 증권사는 상품을 새로 발행할 여력이 커지는 것이다. 실제 ELS 발행 규모는 1·4분기 월평균 6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9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4~5월 ELS·DLS 총 발행금액은 2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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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채 수요가 급증하며 채권 금리가 하락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로 장기물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담은 증권사의 채권평가이익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국고채의 1년물과 3년물 금리는 각각 1.65%, 1.64%로 전월(4월) 말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1·4분기에도 대형 증권사는 최대 300억원 규모의 채권평가이익을 실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채권 금리 하락폭이 연초보다 크니 증권사는 그만큼 2·4분기에 채권평가이익을 더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채권운용 실적이 증시 부진으로 인한 주식운용 손실을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각 증권사, 특히 자기자본이 조 단위인 대형사들은 적극적으로 운용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의 경우 시장이 커지면서 증권사가 판매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리스크도 떠안는 식으로 변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외국계 증권사가 만든 ELS 상품을 구매해 투자자에게 마진을 붙여 파는 일명 ‘백투백’ 방식이었다. 최근 조기상환 기회의 횟수를 늘리거나 만기를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최소 투자액이 1만원에 그치는 등 증권사가 다양한 ELS 상품을 앞다퉈 내놓는 이유도 이와 관련돼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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