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원 차이나' 버린 美, 中역린 건드렸다

국방부 印·태평양전략보고서

40년만에 대만 '국가'로 지칭

WTO에 개도국 지위박탈 압박도




미국 국방부가 40년 전 미중 수교 이후 유지하고 있던 ‘하나의 중국(一個中國·One-China)’ 원칙을 버리고 대만을 중국과 별도의 ‘국가’라고 언급했다. ‘하나의 중국’은 대만이 큰 의미에서 중국의 일부라는 것이다. 대만을 미수복지역으로 보는 중국 쪽 관점이다. 즉 이런 대만에 대한 ‘국가’ 언급은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대만 카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역린’을 건드리는 정도의 충격이다. 나아가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내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 박탈을 주장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기술하며 대만을 ‘국가(country)’로 언급했다. 보고서는 “싱가포르·대만·뉴질랜드·몽골 등 ‘모든 4개 국가(all four countries)’는 전 세계에서 미국이 수행하는 임무에 기여하고 자유롭고 공개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관료가 대화 중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사전에 준비된 공식문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기술한 적은 없었다. 관세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정치와 외교·기업·문화·인권 등 각 분야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측에서 가장 열받는 대만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건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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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대만을 중국에 속한 하나의 지방으로 생각하는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세계 어떤 나라나 기업·단체와도 절대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에서 타협이냐 전면전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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