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리뷰] 록·감동 스토리가 만든 '완벽한 콘서트' 세계로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영화와 달리 아이들 사연에 초점

연기력·연주실력 뽐내 감동 선사




“관객들이 울 때까지 울리고, 울 때까지 웃기고, 울 때까지 록으로 즐겁게 만들어 드리겠다. 우리가 흘리게 만드는 눈물은 ‘행복의 눈물’일 것이다. 록 콘서트를 보러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서 주인공 듀이 역을 맡은 코너 존 글룰리가 개막을 앞두고 했던 말이다. 지난 8일 첫 공연을 펼친 ‘스쿨 오브 락’은 그가 자신했던 그대로였다. 듀이의 어처구니없고 엉뚱하고 주책없는 행동은 웃음을 자아냈고 그의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자아를 찾는 과정은 뭉클했다. 이들이 무대를 뛰어다니며 부르는 록 음악에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박수하며 환호했다. 한마디로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록 콘서트였다. 관객들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특기인 아름다운 선율에 신 나는 록이 조화를 이룬 ‘완벽한 콘서트’를 즐기게 된다.

‘스쿨 오브 락’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무명의 록 뮤지션인 듀이는 친구 네드 슈니블리(마크 앤더슨 분)의 집에 얹혀산다. 그러던 어느 날 슈니블리 대신 명문사립 호레이스그린 초등학교에 임시 교사로 취직한다. 애초에 선생님 자격이 없는 그는 학생들에게 록의 세계와 록의 정신을 알려준다. “권력자에 맞서라”는 등의 가사가 담긴 록 음악에 아이들은 자신들을 짓눌렀던 것들에 대해 자각하고 재능을 발견한다. ‘명문 대학은 정해진 미래’라는 초등학교에서 듀이의 교육 방식은 허용될 리 없고 학생들은 듀이를 원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지고 깊은 감동을 만들어 낸다.


주인공 듀이 역을 맡은 글룰리의 열연은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다. 그는 두 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동안 평균 5.6km의 거리에 맞먹는 수준으로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이 때문에 그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체중 1kg 정도가 빠지고 침대 위에 바로 뻗을 정도로라고 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라이브 음악이다.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을 배우들이 직접 연주 연주하는데 700개 이상의 조명과 200개가 넘는 스피커를 통해 눈앞에서 펼쳐져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록 음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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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영화와 다른 점은 보다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여유롭지 않지만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거나, 자신의 재능을 숨겨야 하거나, 너무나 잘난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쳐 고민하는 아이들의 스토리가 하나둘 펼쳐진다. 이 때문에 아역 배우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하는데 내한 공연임에도 연기와 가창력, 연주실력을 제대로 뽐내 갈채를 받았다. 또 듀이와 로잘린 교장(카산드라 맥고완 분)의 러브 라인은 웨버의 감미로운 음악을 타고 록 음악의 향연 속에서 관객에게 달콤한 휴식 시간을 선사한다.

뮤지컬 관객은 대부분 2030 젊은 관객이지만 이 작품은 달랐다. 초·중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았다. 청소년 관객들은 “와, 너무 멋있다”며 계속해서 감탄했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온 중년의 관객은 “브로드웨이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라이온킹’도 올해 오리지널 팀이 온다고 해서 봤는데 감동적이었다. 브로드웨이 팀이 공연한 ‘스쿨 오브 락’도 기대 이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있는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영화를 본 뮤지컬 거장 웨버는 단번에 뮤지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웨버는 저작권을 가진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7년의 협상 끝에 뮤지컬로 만들 수 있었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웨버는 1971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이후 웨스트 엔드가 아닌 브로드웨이에서 2015년 12월 초연했다. 초연 이후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으며 2016년에는 토니상 4개 부문과 드라마데스크상, 외부비평가상, 드라마 리그상에 노미네이트됐고 2017년에는 올리비에상과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 등을 수상했다. ‘스쿨 오브 락’의 이번 프로덕션은 호주를 시작으로 중국, 한국, 뉴질랜드, 아시아 및 유럽지역까지 이어지는 최초의 월드투어다. 서울에서는 오는 8월25 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며 이어 9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 대구 계명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사진제공=에스앤코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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