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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나경원 "文, 국민 분열시키고 순방 떠나…기본 저버렸다"

나경원, 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길에 글 남겨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를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를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북유럽 3국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이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현충일 추념사로 국민을 분열시켜놓고 순방길에 올랐다”며 “문재인 정권이 호국의 역사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같이 글을 올리며 “지난 며칠간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문 대통령은 호국의 역사를 어떻게든 감추고 덮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한 데 대해 “공산주의 침략세력의 요직 인물을 수많은 전사자 영혼들 앞에서 추켜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호국보훈의 달 행사마저도 북한 정권 눈치 보기와 비위 맞추기를 위해 동원해야 했느냐”며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이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시겠나”라고 밝혔다.

다음은 나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을 떠납니다.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추념사로, 온 국민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현충일을 국민 분열과 갈등의 날로 퇴색시켜버린 채, 그렇게 문 대통령은 순방길에 오릅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게는 괴로운 한 달이었을까요. 지난 며칠간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문 대통령은 ‘호국’의 역사를 어떻게든 감추고 덮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그런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칫하면 북한 정권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이 정권의 조바심이 느껴지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6.25 전쟁 영웅의 아들로 청와대에 초청됐던 분께서 북한의 6.25 남침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부분을 교묘히 편집한 채 서면 브리핑으로 내보냈습니다. 북한 정권이 듣기 싫어할만한 이야기라, 차마 내보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그 자리에 모인 분들께 김정은과 손 맞잡고 찍은 사진이 담긴 책자를 나눠줬다고 합니다. 그곳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기습 도발과 공격으로 전사하신 우리 영웅들의 어머니, 아내 등 그리움에 사무친 가족들이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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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의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침략에 맞서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의 유가족들입니다. 그런 분들께, 바로 그 적군의 수장의 얼굴을 보란 듯이 내민 것입니다. 범행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범죄자와 찍은 사진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분들께마저도 북한정권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싶었습니까.

급기야 북한 공산주의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북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냈으며, 6.25 남침의 공을 인정받아 김일성의 훈장까지 받은 인물의 이름을 감히 현충일 추념사에 올렸습니다. 우리 호국 영웅들이 목숨을 바쳐 막으려 했던 그 공산주의 침략세력의 요직 인물을, 수많은 전사자 영혼들 앞에서 추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추념사에 북한은 없었습니다. 6.25도 없었습니다. 북한 정권과의 관계 유지에만 매달리는 문재인 정권이 호국의 의미를 외면했습니다. 호국의 역사를 저버렸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국가 행사마저도 북한 정권 눈치 보기,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를 위해 동원해야 했습니까. 이는 국가의 존재 이유, 국가를 지키다 스러져 간 분들을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기본을 부정한 것입니다. 이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이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시겠습니까.

전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지곤 했던 매년 6월입니다만, 올해는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죄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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