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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시력저하·실명 위험 낮추려면 생선·콩 자주 드세요”

계명대 강경태·김유철 교수

자주 먹는 40세 이상 연령층

초기·후기 황반변성 발병위험

각각 39%, 79% 낮추는 효과

<정상 시야>                         <건성 황반변성>                    <습성 황반변성><정상 시야> <건성 황반변성> <습성 황반변성>



평소 생선·콩류를 자주 먹으면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인 황반변성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강경태·김유철 안과 교수팀은 2010∼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5,843명(평균 64세)을 대상으로 평상시 식이 습관과 황반변성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서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들이 퇴화돼 섬유성 흉터조직이나 빈 공간으로 대체되면서 발생한다. 급격한 시력저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 시야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암점 등이 나타난다. 주로 50세 이후에 발생하며 65세 이상 노인 실명 원인 1위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가 평소 먹는 음식을 곡류, 콩류, 육류 및 난류, 생선류,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 우유 및 유제품, 음료수, 주류, 간식류로 나누고 섭취빈도에 따라 각각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들에 대한 안저촬영 검사에서 7.5%가 황반변성(초기 6.8%, 후기 0.6%)으로 진단됐다.



평소 먹는 음식 중 황반변성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건 생선류와 콩류였다. 생선류의 경우 두 번째로 자주 먹는 그룹(상위 25~50%)이 가장 덜 먹는 그룹(하위 25%)보다 초기 황반변성 위험도가 39% 낮았다. 또 콩류는 같은 조건에서 후기 황반변성 위험도를 79% 낮췄다.


다만 가장 자주 먹는 그룹(상위 25%)에서는 이 정도의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식사 때 한 종류의 음식만 섭취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후향적으로 평가하는 섭취 빈도에 대해서는 통계학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생선류와 콩류를 덜 먹는 것보다는 자주 섭취하는 게 황반변성에 일정한 예방 효과를 가지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생선과 콩을 어느 정도로 섭취해야 예방 효과가 가장 높은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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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유럽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중기 황반변성 환자가 아연, 구리, 항산화비타민(비타민C·E), 베타카로틴을 섭취하면 후기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위험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사는 황반변성 유병률을 낮춘다.

강 교수팀의 연구 결과 과일류 섭취가 잦을수록 초기 황반변성 위험이 낮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생선·콩류에 미치지 못했다.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혈관이 영양분과 산소를 망막 신경층에 잘 전달하지 못해 노폐물(드루젠)이 쌓이면서 시작된다. 건성(비삼출성) 황반변성이라고 하는데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한다. 초기에는 대개 자각 증상이 없고 시력도 괜찮다. 하지만 말기 단계까지 진행하면 망막의 신경조직이 위축되면서 황반이 변성돼 시력이 크게 떨어지고 습성(삼출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을 포함한 망막에 산소·영양 공급이 제대로 안 돼 그 아래 혈관층(맥락막)에서 정상적인 혈관 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혈관들이 마구 생겨나 망막까지 침범해 발생한다. 황반 시세포·시신경 등을 포함한 망막이 신생혈관들로 인해 우그러지거나 신생혈관이 터져 피·삼출물로 오염돼 염증·부종이 만성화하면 급격한 시력저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 시야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암점 등이 나타난다. 병변이 황반과 가까울수록 초기부터 시력저하가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2년 안에 실명할 수 있다. 주된 치료법은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항체 주사인데 초기일수록 효과가 좋고 시력 개선 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1년에 6회가량 맞아야 하는 경우가 흔하고 오래된 신생혈관으로 망막에 흉터가 생기거나 신경세포 손상이 진행된 뒤에는 효과가 떨어지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황반변성은 조기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므로 50세 이상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특히 암점, 격자 무늬(암슬러 그리드)를 볼 때 변형시가 생기면 즉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흡연, 강한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고혈압·고지혈증·심혈관계 질환을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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