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등 데이터 가공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유망주 선점을 위한 인수합병(M&A)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0일(현지시간)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가 빅데이터 분석회사 ‘태블로소프트웨어’의 주식 전량을 157억달러(약 18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고객관계관리(CRM), 고객 서비스, 마케팅 자동화 등 각종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로, 특히 CRM 분야의 최강자로 꼽힌다.
세일즈포스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자금을 들여 인수하는 태블로는 버라이즌·넷플릭스 등 8만6,000여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태블로의 역량을 자사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인 ‘세일즈포스 아인슈타인’과 결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도 지난 6일 빅데이터 분석 업체 루커를 26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며 M&A 전쟁에 가세했다. 루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경영전략을 설계하고 경영 효율화, 성과 관리, 시장 예측 등을 수행하는 기업정보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데이터 산업 성장에 따른 M&A 경쟁은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1위 컴퓨터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은 이날 2013년 창업한 ‘베어풋네트워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베어풋은 기업들이 데이터 저장시설 간 네트워킹 등에 활용하는 이더넷(근거리통신망의 일종) 반도체 제조사로 기업 성장성을 일찌감치 주목한 알파벳·알리바바·텐센트 등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이더넷을 활용한 통신용 반도체를 만들지 않았던 인텔이 베어풋 인수에 나선 것은 데이터 이용 급증으로 네트워킹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며 “이 부문 1위인 브로드컴을 따라잡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3월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68억달러에 네트워킹 업체 멜라녹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