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수출바우처 덕에 2배 성장…새 시장 뚫었죠"

중진공, 디자인·전시회·홍보 등

진출 국가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지난해에만 3,305개 기업 혜택

수출실적없는 내수 중기도 지원

올해 1월 홍콩유아용품박람회에 참가한 라온H&C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중진공올해 1월 홍콩유아용품박람회에 참가한 라온H&C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중진공



유아용품 전문기업 라온H&C는 2014년 설립 후 중국·일본·홍콩·대만·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 판로를 열면서 해외 수출을 늘려 나갔다. 그러다가 지난 2016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란 역풍을 만났다. 당시 예상했던 중국 수출액은 150만 달러였지만, 사드 영향으로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이 무산되면서 위기를 겪었다. 최관호 대표는 “중국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중국 수출을 ‘제로(0)’에 두고 있다”며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을 짰다. 이때 활용한 솔루션이 바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수출바우처 사업이다. 2017년에는 ‘차이나하이웨이’를, 지난해에는 ‘고성장기업 수출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라온H&C는 세계 유수의 박람회에 참가해 수출길을 개척했고, 매출액은 2017년 10억원에서 지난해 2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고 수출 실적도 20만 달러에서 45만 달러로 뛰었다. 이에 탄력을 받은 라온H&C는 올해 독일에 이어 체코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권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수출바우처 사업이 중소기업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수출을 준비하는 시기부터 해외 진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돕는다. 중진공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위탁받아 시행 중인 대표적인 국내 수출지원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기업이 필요한 지원 서비스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기업 부담금으로 이뤄진 바우처(온라인 포인트 형태)를 이용해 선택할 수 있는 마케팅 자원사업이라 가능하다. 참여기업은 1,000여개의 전문 수행기관이 제공하는 5,000여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디자인 개발부터 홍보, 번역, 특허, 브랜드 개발, 전시회, 세무 컨설팅 등 해당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받고 수행기관에 바우처로 정산하면 된다.


전문 수행기관이 참여한 만큼 기업 특성과 진출 국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최 대표는 “국가마다 관세 정책과 원산지 증명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인증을 받는데 1,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했다”며 “이런 정보를 중소기업이 세세하게 알기도, 준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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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역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1,069억원으로 3,305개 기업이 혜택을 봤다. 문턱도 낮은 편이다.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는 ‘수출성공패키지’의 경우 2,391개 기업이 혜택을 누렸다. 경쟁률은 1.65대 1을 기록했다. 중국 및 아세안, 인도 진출기업에 지원하는 ‘아시아하이웨이’의 경쟁률이 4개 하위 사업 중 가장 높았지만 3.38대 1에 불과하다.

라온H&C의 사례처럼 기업의 해외전시회는 수출 첨병 역할을 한다. 해외 전시회는 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쳐서는 효과가 낮다. 치밀한 해외 시장 조사를 거친 뒤 해외 바이어와 정기적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효과가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출바우처에서 하는 것이다. 현지 바이어와 연결하고 사후 지원에 해외프로젝트 수주 지원까지 담당하는 등 총 10개 분야에서 지원이 이뤄진다. 지난 2005년 설립된 화장품업체 비알팜도 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7년 152만 달러 규모였던 수출액은 지난해 428만 달러로 3배 가량 뛰었다. 중진공 관계자는 “비알팜은 수출바우처 지원으로 다수의 해외전시회에 참가한 기업”이라며 “전시회로 해외 마케팅 활동을 늘리니 수출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수출바우처의 전체적인 사업 성과도 양호하다. 지원을 받은 기업의 수출(지난해 9월 말 현재)은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해 전체 수출 중소기업의 평균(8.2%)을 웃돌았다. 수출 성공률도 37.3%로 평균(23.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지원을 받은 기업은 3,868명의 고용 창출도 이뤄냈다.

올해 수출바우처사업 지원 예상 규모는 945억원으로 2,532개사가 혜택을 받는다. 올해 사업부터는 사업특성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수출성장단계별 지원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전년도 수출실적이 없는 내수 중소기업은 총 201억원 규모의 ‘내수기업’ 사업에 지원할 자격이 주어진다. 내수기업을 비롯해 수출초보(전년도 수출실적 10만 달러 미만), 수출유망(10만~100만 달러), 수출성장(100만~500만 달러), 글로벌 강소 등 총 5단계로 구분된다. 올해부터는 우수 수행기관을 뽑고 인증제와 부정행위신고제도를 도입해 수행기관의 관리 역량을 더욱 높였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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