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가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60대 미화원이 갑자기 숨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서울의료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의료원은 사람 살리는 병원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서울의료원 노동자 2명을 죽음으로 내몬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사퇴하고 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숨진 서울의료원 미화원 심모(60) 씨는 올해 들어 12일 연속근무를 여러 차례 했으며 숨지기 직전에도 주말을 포함해 12일 동안 연속근무를 했다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가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서지윤 간호사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배경으로 이른바 ‘태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에서 나온 간호계 은어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일컫는다.
시민대책위는 “병원장이 청소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인원을 감축했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연차를 강제로 쓰도록 종용하면서 2인 이상이 업무를 분담해야 할 노동을 심씨 혼자 감당했다”며 “연속근무와 과중한 업무가 계속됐고 과로가 폐렴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씨가 일했던 병원 의료폐기물 청소 현장은 30분도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먼지와 독한 냄새로 가득한 곳이었다”며 “그러나 서울의료원 측이 심씨의 사망을 산재가 아니라 고인의 지병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심씨의 아들은 “4월 건강검진에서는 폐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아버지의 사인이 밝혀져 사실대로 터놓고 병원 측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두 노동자가 죽음으로 증언한 서울의료원의 현실을 반드시 바꿔내겠다”고 강조했다.
/황민아 인턴기자 noma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