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꽂이-묵상] 건축가와 함께 하는 수도원 순례

■승효상 지음, 돌베개 펴냄




건축가 승효상은 해외로 여행을 가든 출장을 가든 꼭 그 도시의 수도원을 찾는다. 수도원이 놓인 공간은 언제나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는 점, 속세를 등진 수도사들의 삶은 어김없이 스산함을 품고 있다는 점이 이 독창적인 건축가의 마음을 잡아챈다.


‘묵상’은 승효상이 세계 각국의 수도원을 순례하며 떠올린 단상과 사색을 담은 건축 기행이다. 이 특별한 여행 에세이의 여정은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를 거쳐 그리스·아일랜드·티베트까지 이어진다.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샤르트뢰즈 수도원, 로마 근교의 베네딕토 수도원 등 30여개 도시에 흩어진 50개 이상의 건축물을 둘러싼 이야기가 눈앞에 그려지듯 선명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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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교와 건축, 여행과 인간 승효상이라는 네 개의 층위로 구성된다. 다양한 수도원의 건축 양식이 지닌 특징을 종교의 역사적 기원과 결부해 설명한다. 도시 곳곳을 거닐면서 마주하는 풍경과 사람을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저자의 내밀한 취향과 개성이 드러난다. 생의 진리와 섭리를 찾기 위한 수도원 순례를 마친 저자는 ‘모든 진실은 결국 현장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2만8,000원.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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