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방탄 사고]생각을 바꾸면 삶이 행복해져요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은행나무 펴냄




마리라는 4살짜리 소녀가 어느 날 거실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러다 탁자에 정강이를 부딪혔다. 마리는 아팠지만 꾹 참고 계속해서 춤을 췄다. 춤이 끝나자 탁자를 손바닥으로 한번 힘껏 내리친 뒤 아주 엄하게 “다시는 그러지 마, 못된 탁자야”라며 꾸짖었다. 어른들은 마리를 귀엽게만 여긴다.


하지만 신간 ‘방탄 사고’의 저자는 마리의 생각이 바로 자신을 지켜는 ‘방탄 사고’라고 정의한다. 어른들이라면 식탁을 향해 분통을 터트리면서 소파에 앉아 일단 자신을 동정하며 “오늘은 정말 운이 나쁜 날이야. 기분이 이상하더라니. 춤을 출 게 아니라 그냥 소파에 앉아서 과자나 먹어야 했는데”라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심리적으로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식탁이 잘못이라는 마리의 경우 책임의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고 자신은 부끄러워하거나 자책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탁자를 혼내주고 계속 즐겁게 춤을 추는 것은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마술적 사고’는 우리를 북돋아 주고 보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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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일인이 사랑하는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의 전작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등은 독일에서만 700만 부나 팔려나갔다. 지적인 유머와 속 깊은 메시지, 예리한 통찰을 통한 웃음을 전달하기 때문인데, ‘방탄 사고’에서도 그의 장점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저자는 마술적인 사고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 믿어서 우리를 오해의 덫으로 빠트린 사례를 통해 팩트에 기반한 사고 역시 강조했다. 대체 의학을 믿던 스티브 잡스가 손도 써보지 못하고 췌장암으로 죽은 이유를 비롯해 비타민C가 감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속설일 뿐 과학에 근거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들을 전한다. 이 외에도 ‘당신의 판타지는 어떤 유형인가요’ 등 심리테스트 등이 쉬어가는 페이지로 삽입돼 흥미를 끈다. 1만7,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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