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1211.HK)의 지난달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3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내연 자동차가 같은 기간 50% 가까이 감소한 1만2,000대 판매된 것이 전체 판매량의 감소를 이끌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량만 놓고 보면 54%나 늘어난 2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성장률의 평균인 1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 정책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뛰어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지난 3월 이후 비야디의 전기차 판매량은 매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비야디는 새 보조금 지급 기준 상단에 부합하는, 다시 말해 보조금 감소폭이 가장 작은 다수의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타격을 줄였다.
올 1·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고성장했던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달 들어서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보조금 삭감 외에도 다음달 신규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 시행을 앞두고 기존 모델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업체별 프로모션 확대가 내연 자동차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보조금 삭감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비야디는 올해 2·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체 전기차 모델이 보조금 지급 기준의 최상단에 있고 연간 매출 신장 역시 견조해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비야디는 기저효과와 전기차에서의 판매량 고성장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순익 증가율 역시 지난해보다 23%가량으로 점쳐진다.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32.6배에서 거래 중이며 지난해 저점 수준으로 다시 조정받아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지 않다. 연초 이후 중앙정부의 자동차 소비 촉진책 발표 후 최근 6월에도 전기차 소비와 관련된 지방정부의 구체안이 발표되고 있으나 모멘텀이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의 본격적인 신보조금 정책 시행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를 희석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판매량 반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