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환경 공포'에 꺾인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

"전자파 우려" 주민들 반대에

"전자레인지보다 낮은 전자파"

네이버 설득했지만 결국 포기

데이터 주도권 경쟁 악화 우려

1515A01 용인 데이터센터 사업 일지



네이버가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건립하려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포기했다. 지난 2017년 6월 해당 사업 추진을 발표한 지 2년 만에 사업이 좌초됐다. 환경문제와 관련한 지역의 반발민원 때문으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대규모 산업 인프라 확충과 유치를 검토하는 기업·당국에 비상벨이 울리게 됐다. ★관련기사 2면

14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당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설립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반대비상대책위원회’ 측에 우편으로 이 같은 결정 내용을 알렸다. 네이버는 비대위에 보낸 공문에 해당 부지의 활용과 관련해 상생 가능한 협력모델을 고민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센터는 약 13만2,300㎡ 규모의 부지에 총 5,400억원을 들여 오는 2023년 건립될 예정이었다. 완공 시 앞서 강원도 춘천에 건립된 네이버의 1호 데이터센터인 ‘각’을 능가하는 대규모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인접 아파트 주민들과 공세초교 학부모 등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다가 결국 사업이 좌초됐다. 해당 주민들은 초고압 송전에 따른 전자파 인체노출 우려, 냉각수 증발 시 오염물질 대기배출 우려, 소음 피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업에 반대해왔다. 네이버 측은 앞서 완공된 ‘각’이 환경문제 등에 대한 우려 없이 철저히 관리되고 있으며 전자파 역시 일반 전자레인지보다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다고 반론을 폈지만 님비(NIMBY)현상의 문턱을 넘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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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용인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제기하는 환경문제 등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사후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철저히 관리받을 것임을 약속했지만 반대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네이버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다 철회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지역민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려줘 고맙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는 데이터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155개 데이터센터가 건립됐다. 향후 5년 내 21개가 더 지어질 예정인데 이번 용인센터 무산을 계기로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 수 있어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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