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골든볼을 차지한 U-20 대표팀의 ‘막내형’ 이강인(18·발렌시아)이 자신의 누나를 소개해주고 싶은 선수로 전세진과 엄원상을 꼽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7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21명 선수 개개인에게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정민(20·FC리퍼링)은 이강인에 대해 “매사에 너무 귀여운 것 같고, 한국말 하는 것도 어눌해서 귀엽다. 형들한테 까불 때도 귀엽다”고 골든볼을 받은 이강인을 칭찬했다.
이강인이 마이크를 잡자 사회자는 “누나가 둘 있는데, 소개해주고 싶은 동료가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강인은 “솔직히 아무도 소개해주고 싶지 않다”며 “꼭 해야 한다면 전세진 형이나 엄원상 형을 누나들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가장 정상적인 형들인 것 같다”며 “나머지는 비정상이라 부담스럽다”라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한편 이강인은 2005년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에 18세 나이로 골든볼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강인은 “옆에서 열심히 뛰어주고 밖에서 응원해준 분들 덕분에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강인은 행사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일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죽음의 조’에 속해 16강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강인은 “우리는 처음부터 팀을 믿었다”고 했다. 그는 “믿음을 가지고 뛴 덕분에 좋은 성적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정말 많은 분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강인은 폴란드에서 펼쳐진 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준우승을 그쳤지만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의 수상자가 됐다. 한국 남자선수가 FIFA 주관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건 이강인이 ‘최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9일 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선수단의 노고를 치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 문 대통령은 스웨덴 국빈방문을 마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팀의 준우승 소식을 축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남자 축구 역사상 첫 FIFA 결승전이었다”며 “순방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저도 응원의 마음을 보탰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밤잠을 잊고 경기를 지켜보신 국민도 아쉽지만 즐거웠으리라 믿는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음껏 즐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동료들을 믿었다. 젊음을 이해하고 넓게 품어준 감독님과 선수들은 우리 마음에 멋진 팀으로 기억될 것이다.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