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G20 美中 담판 앞두고 시진핑, 20~21일 전격 방북

中 최고지도자론 14년만에

비핵화 협상 변수될지 촉각

북중러 접경, 폭발의심 지진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전격 방문한다. 시 주석 취임 이후 첫 방문이고 중국 공산당 및 국가 최고지도자가 방북한 것은 14년 만이다.

17일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TV는 시 주석이 이달 20일과 21일 양일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국빈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08년 6월 국가 부주석 시절 북한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을 만난 적이 있지만 주석 취임 이후 북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북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무려 네 차례나 방중해 시 주석을 찾은 것에 대한 답례 차원으로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이 최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 비핵화에 대해 집중 논의한 만큼 비핵화 관련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놓고 홍콩 시위 사태와 미국의 무역 보복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북한 카드’를 이용해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중국 지진관측기관인 중국지진대망(CENC)은 북중러 3국 접경지인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에서 규모 1.3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폭발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시진핑, 美 보란듯 방북카드 꺼내…한반도 정세 급변하나>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체제 들어 첫 방북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관련기사



시 주석이 방북을 결정한 것은 날로 격화되는 미중 패권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 중단을 외교적 성과로 과시하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해 미국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김 위원장의 거듭되는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이달 말 열릴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북중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서경펠로)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시 주석이 그간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방북을 안 했는데 최근 미중 상황이 격화되면서 미국이 중국의 역린인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홍콩 문제까지 건드리자 공세적으로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되고 4월 북러정상회담까지 큰 실익 없이 끝나면서 인민들에게 보여줄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 주석이 방북해 북한이 그간 주장해왔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강조할 경우 김 위원장의 권위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북한에 지원을 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북한 선박인 와이즈어니스트호를 압류하는 등 정권의 목줄을 직접 조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경우 김 위원장에게는 큰 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중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북미 및 남북 대화 재개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신 센터장은 “시 주석의 방북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결국 북한의 협상 레버리지를 높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완고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얻을 실익이 없기 때문에 시 주석이 방북을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청와대 역시 시 주석의 방북 사실과 관련해 “G20 정상회의 전후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은 없다”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일시에 대해서는 협의 중에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중이 밀착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때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경우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성욱(서경펠로) 고려대 교수는 “우리 정부가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면 미중 양쪽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