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유관국’은 미국으로 혈맹인 중국에 북미 대화 재개와 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관련기사 5면
이에 시 주석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며 “조선 및 관련국들과 협력을 강화해 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장기안정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재차 피력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14년 만에 이뤄진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으로 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항에서 직접 시 주석을 영접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북한이 민생 개선에 중점을 둔 새로운 전략 노선을 관철 중이라면서 북한은 중국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의 경험을 더욱 배우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중국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용기편으로 이날 정오께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공항 환영식 후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으로 이동, 또 한 번 환영행사를 치렀다. 광장 환영식은 외국 정상 중 처음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어 북중 정상은 곧바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 중 가장 짧은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찾은 만큼 실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은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을 향해 유화와 경계의 메시지를 동시에 냈다.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북한에 조력한 러시아 금융회사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 반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한 민간단체 행사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향한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며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실질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재개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