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가 시작되면서 올해 재지정 평가가 진행 중인 나머지 자사고의 향방도 관심이다. 특히 내년에는 세종 국제고를 제외한 외국어고·국제고의 재지정 평가가 모두 완료돼 정부의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이 수위를 드러내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각 지역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평가 대상인 전국·광역 단위 자사고들은 6월 말에서 오는 7월 초까지 평가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학교는 전국 42개 자사고 중 절반이 넘는 24곳이다. 상산고를 비롯해 민족사관고와 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현대청운고·하나고 등 8개 전국단위 자사고와 16개 시도 단위 자사고가 이에 해당한다. 단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 중에서는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 학교가 발생하지 않는다.
평가 대상 중 민족사관고는 재지정 기준점 이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강원도교육청은 교육부의 평가지표 표준안을 수정해 자사고에 불리한 사회통합전형 관련 항목 배점을 줄였다. 하지만 전국 고교 중 가장 우수한 학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상산고가 기준점 미달로 폐지 절차를 밟게 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자사고 폐지 수순이 현실화되며 다량의 기준점 미달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단 가장 큰 관심은 다음달 발표될 서울 13개 자사고의 운영평가 결과다. 전체 자사고와 올해 운영평가 대상 자사고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시내 자사고 역시 일반고로 전환될 곳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모의운영평가 결과 13개교 모두 재지정 기준점(70점)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희연 교육감도 재임 공약에서 2022년까지 5개 자사고·외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전국 자사고와 함께 전국 외고와 국제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가 추가되는 내년에는 더 큰 혼란이 전망된다. 내년에는 전국 30개 전체 외고와 세종국제고를 제외한 6개 국제고가 재지정 평가를 밟는다. 자사고 중에서는 지난해 평가 대상이었던 충남 삼성고와 2022년 평가 대상인 대전 대신고를 제외한 16개 학교가 대상이다. 외고와 국제고는 자사고의 가처분소송 결과에 따른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으로 자사고와 함께 고입 후기 선발로 이동한 바 있어 자사고와 비슷한 수위의 전환 압력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