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정비사업 계약의 한국 수주가 중도에 무산될 뻔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협상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정비사업 계약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다소 줄어들었음을 시인했다.
정 사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열린 ‘한-UAE 기업 간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계약 체결’ 브리핑에서 “지난해 취임 직후 UAE 원자력공사(ENEC·에넥) 사장이 한전 KPS와 장기정비계약(LTMA)을 맺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UAE 측이) KPS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우리 측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밀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라카 원전 LTMA 국제입찰은 당초 KPS 등의 낙찰이 유력시돼왔다. 한국 기술로 원전을 지었기 때문에 정비계약 역시 당연히 우리가 따올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 KPS 측의 요구에 UAE 측이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계약 자체가 파기될 뻔 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무산될 수 있던 계약을) 되살렸다는 것을 평가해달라”면서도 이번 계약이 당초 예상과 달리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정 사장은 “(애초 KPS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면) 우리의 권한이 커지면 책임 소재도 커진다”면서도 “우리가 정비사업을 100% 휘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나와가 사업 관련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한수원 등이 실정비 서비스를 담당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향후 정비 분야 고위직 파견을 통해 나와의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