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무장지대(DMZ) 만남을 제안한 것과 관련 29일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깜짝 만남 제안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전담했던 최 부상이 화답하고 나오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남조선을 방문하는 기회에 비무장지대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관계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최 부상은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선(先) 실무협상을 강조하며 톱다운 협상을 주장하는 북한에 압박을 가했던 형국이 변한 만큼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관심을 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강조해왔다. 전문가들은 앞서 북한이 대북 협상을 주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이어 북미 대화와 관련,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개입마저 거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이끌어내기 위한 북한의 전통적인 벼랑 끝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서경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측은 트럼프 대통령만 잡으면 뭔가 이뤄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협상 관련자들을 분리하려는 술책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국내 정치적 목적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재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형 정치 이벤트 통해 북한 리스크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정적들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으로 권위가 추락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자신이 가는 길이 옳은 방향이라는 정치 선전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미국 정상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지도자라는 대내외 이미지 구축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흥미를 갖게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한 것과 관련 ‘상대방의 의향을 타진해본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북미 간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AP, dpa,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DMZ 만남에 대해 “오늘 아침 생각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거기(DMZ)에 갈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만날 의향을 내비친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 내용과 관련, “내가 한 것은 ‘당신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속을 떠본 것(put out a feeler)”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