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수중·공중전서 시가전까지...거미인간의 '환상 액션쇼'

[리뷰]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홈커밍' 후속작으로 2일 개봉

10대 소년 피터의 고뇌,활약상 담아

액션 쾌감은 '엔드게임'보다 한수 위

영화 중반 넘어가면서 서사 힘 빠져

영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의 스틸컷.영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의 스틸컷.




영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의 스틸컷.영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의 스틸컷.


아이언맨의 죽음 이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친구들과 유럽으로 과학 현장학습을 떠난다. 피터는 아이언맨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도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 아래 여자친구 MJ(젠다야 콜맨 분)에게 사랑을 고백할 생각에 가슴 설레는 10대 소년이다. 하지만 지구를 위협하는 적들은 어김없이 나타나 소년의 일상을 방해한다. 이때 ‘어벤져스’의 결성을 주도했던 쉴드 국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 분)가 유럽까지 따라와 피터를 소환한다.

2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마블 액션 블록버스터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후속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초반 악당 타노스에 맞서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한 ‘어벤져스’의 영웅들을 향한 추모의 메시지를 곳곳에 심어놓는다. 이를 통해 마블의 세계관에 익숙한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초대한 다음 10대 소년 피터의 고뇌와 활약상을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가공할 만한 액션으로 펼쳐 보인다. 존 왓츠 감독이 ‘홈커밍’에 이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30일 오전 10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은 35.6%(1위)로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파 프롬 홈’의 피터는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보다는 평범한 자연인으로 성장하길 소망하는 사춘기 소년이다. 마블의 주인공으로는 어울리지 않게 자신보다 강하고 힘센 영웅들이 세상을 구해주기를 바라는 소심함도 갖고 있다. 소년은 “그 누구도 아이언맨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며 능력의 부족을 자각하는 과정을 통해 하늘이 자신에게 부여한 소명을 찾아 나간다. 이 장대한 여정에 정체불명의 조력자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분)가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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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프롬 홈’은 여름 성수기에 출격하는 할리우드 대작답게 관객의 눈을 호강시키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수중전과 공중전, 시가지 전투 등 숨 가쁘게 이어지는 액션의 쾌감은 오히려 ‘엔드게임’보다 한 수위다. 수백 수천 대의 드론이 무리를 지어 비행하며 스파이더맨을 공격하는 장면은 특히 장관이다. 영국·이탈리아·체코·독일 등 유럽의 명소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파이더맨이 고공을 활강하며 ‘셀카’를 찍고 여자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대목처럼 귀여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유머도 풍성하다.

다만 미스테리오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 서사는 맥이 빠지면서 예측 가능한 형태로 흘러간다. 지난 4월 선보인 ‘엔드게임’이 액션의 비중을 줄이는 모험을 감수하면서도 섬세한 드라마 연출에 몰두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쉽다. 마블의 역사를 꿰고 있는 팬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디테일이 많다는 점은 영화의 진입 장벽을 다소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편 마블 스튜디오는 ‘파 프롬 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마블 세계관) 3단계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이라고 공식화했다. MCU 4단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4단계 포문을 여는 작품은 내년 상반기에 개봉하는 ‘블랙 위도우’의 솔로 무비다. 사진제공=소니픽쳐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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