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울산지역 수출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장기 부진에 시달려 온 선박이 반등을 시도하며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 올렸고, 자동차와 석유화학이 뒤를 받치면서 울산 수출액은 20개월 만에 다시 전국 2위로 올라섰다.
1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19년 5월 울산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울산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1% 증가한 64억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 대만 등의 정제설비 증설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8.2%)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이 늘어 지난해 동월 대비 5.9% 증가한 수출액 20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SUV 및 친환경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베트남, 이라크 등 신흥시장의 수출도 증가한 데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9% 늘어난 15억9,700억 달러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선박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8.8% 급증한 4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수출 부진(2억7,200만 달러)에 따른 기저 효과와 조업일수 증가(1.5일) 등이 작용했다. 이로써 선박은 3개월 연속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가 별로는 대미 수출이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67.2%)와 석유제품(69.6%)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5% 증가한 11억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중 수출은 석유화학제품의 소폭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달의 수출 호조 효과 등이 작용해 3.8% 감소한 8억8,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도 3억8,200만 달러로 3.6% 줄었지만 싱가포르(3억3,300만 달러·60.5%), 인도(2억8,400만 달러·27.0%), 말레이시아(2억7,500만 달러·129.1%) 등은 양호한 수출 흐름을 보였다.
지역별 수출에서도 울산은 경기도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7년 충남과 경남, 서울에 추월당하며 2위에서 5위까지 밀렸던 울산이 수출 2위권을 회복한 것은 20개월 만의 일이다.
이처럼 주력 산업의 안정세가 두드러지자 울산 수출 경기가 2016년을 저점으로 바닥권 탈피 신호를 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울산 지역 1~5월 수출액은 294만5,991만 달러로 4년 최고치를 기록하며 2015년 실적(317억1,462만)에 근접했다. 울산지역 수출액은 지난 2011년 1~5월에 412억7,598만 달러를 달성한 뒤 2014년까지 400억 달러 전후의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지난 2015년 조선업 경기가 급락하면서 2016년 5월에는 누계 기준 256억6,846만 달러까지 급감했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5% 감소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울산의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한국무역협회 울산본부는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노딜 브렉시트 우려 등 글로벌 위험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