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선택을 두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정개특위 위원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렸지만 ‘명분과 실리’ 사이에 고충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제 개편이라는 ‘명분’을 대놓고 선택하자니 자유한국당과의 협상카드라는 ‘실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일각에서는 야3당과의 공조를 지키기 위해 정개특위를 선택한다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결국 한국당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지도부에 (결정 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해 내주 초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까지는 숙의를 좀 더 하고, 5일 한국당이 예결위원회 위원장 뽑는 것과 추가경정 예산 심사 들어가는 것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정개특위 위원장과 사개특위 위원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면에서 공조했던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민주당을 향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 선거제 개혁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은 평화당도 지역구 의석 축소에 반대하고 있어 정개특위를 선택할 경우 야3당이 아닌 정의당만 만족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원내대변인은 “서로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한쪽으로 쏠려 있지 않은 자유롭고 풍부한 논의를 진행했다”며 이견이 맞서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두 특위가 연동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절차’를 보면 정개특위를 맡아야 하지만 국민 여론을 포함한 ‘가치’의 문제로 보면 사개특위를 맡아야 하는 것”이라며 “모두 달성해야 할 당위적 목표이지, 선택과 관련해 하나를 취하고 하나를 버리는 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