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오후 신원미상의 남자가 탄 승용차가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멈춰서 있다./연합뉴스차 트렁크에 부탄가스 등 인화성 물질을 실은 채 주한 미국대사관으로 돌진했던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5일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한 박모(40) 씨에 대해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달 25일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SM6 승용차를 몰고 미 대사관 앞 도로를 지나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 대사관으로 돌진해 철제 출입문을 망가뜨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의 차 안에서 인화성 물질인 시너가 발견됐으며 트렁크에는 부탄가스 캔 20여 개가 든 박스도 실려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자신을 ‘공안검사’라고 설명하며 “공안검사라 변호인도 필요 없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두 차례 이뤄진 조사에서 박 씨는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또 경찰은 박 씨의 정신질환 여부 확인을 위해 최근 1년 6개월간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박 씨가 지난해 부산 소재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2회 진료받은 사실을 알아냈다. 당시 그는 특정 질환을 진단받지는 않았지만 직접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불안감·우울 증상에 대한 처방을 받았다.
경찰은 박 씨가 마약 관련 혐의로 다른 경찰서에서 현재 수사 중이라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자 머리카락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고 마약 반응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박 씨에 대해 “외국 공관 시설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범죄로 피의자의 도망 염려 등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