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철. 밤엔 열대야에 잠 못 들고 낮엔 무더위에 지친 우리 몸은 면역력과 신체 리듬이 깨지기 쉽다.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폭염 대비 건강수칙을 알아본다.
◇ 두통, 근육통, 피로감 있으면 냉방병 의심=냉방병은 보통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가 5℃ 이상 날 때 발생한다. 증상은 두통,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오심, 집중력 저하가 주로 나타난다.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 통증에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이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진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찬 공기를 직접 호흡하지 않고 피부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따뜻한 찜질이나 반신욕도 좋다. 몸에 땀이 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도 체온을 높여주는 방법이다.
◇폭염엔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날씨가 추워지면 혈압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는 것과는 반대로 여름철엔 혈압이 낮아져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 특히 땀으로 인한 탈수 증상으로 이어지면 혈압이 더 떨어져 충분한 전해질 섭취가 필요하다. 알코올이 탈수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시원한 맥주도 조심해야 한다.
혈압이 매우 낮은 경우에는 어지러움이나 현기증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오래 서 있거나 일어날 때 더 잘 유발되는데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에는 천천히 심호흡을 한 후에 움직여야 한다.
◇당뇨병 환자, 낮 시간엔 외출을 삼가라=당뇨병 환자가 당분이 많은 음료를 섭취하면 혈당이 상승하고 소변량이 많아지면서 탈수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자율신경 합병증으로 체온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될 때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고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해변을 거닐 때 맨발로 다니는 것도 금물이다. 뜨거운 모래에 화상을 입거나 발을 다치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안전한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요로결석 경험 환자, 물 많이 마셔라=응급실행이 잦은 요로결석도 폭염에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무더운 날씨로 땀이 증가하면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 소변 농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요로결석은 재발이 잦으므로 요로결석을 경험했다면 무더위 기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요로결석 재발을 막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하루 2.5ℓ 정도의 물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될 때는 소변량을 늘리기 위해 물을 더 많이 마실 필요가 있다.
◇ 폭염 때 소금섭취는 잘못된 상식=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소금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상식이다. 피부에 소금기가 하얗게 낄 정도로 땀을 흘려도 정상적으로 식사한다면 소금을 별도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땀을 많이 흘린다면 소금이 아닌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셔야 한다.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의 원인이 땀으로 소금이 너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도 사실이 아니다. 일사병은 인체가 무더위에 오래 노출됐을 때 체온조절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소금과 무관하다.
◇술, 스마트폰은 수면에 적=건강한 수면을 위해선 무엇보다 몸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무더위에 지쳐 밤을 지새웠더라도 아침엔 일정한 시간에 깨어 활동해야 한다. 잠자리에 든 후에는 스마트폰 이나 태블릿PC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스마트폰 이나 컴퓨터 등에서 방출하는 청색광(블루라이트)에 많이 노출될수록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과 분비가 감소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술도 숙면을 방해한다. 술을 마시면 자는 도중 소변이 마려워 깨는 등 숙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자기 4~5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지나친 자극이 되는 공포영화도 보지 않는 게 낫다. 저녁에는 가급적 과식을 하지 않는 게 좋지만 너무 배가 고파 잠이 안 온다면 따뜻한 우유 한잔 정도를 마시는 것은 괜찮다.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도 너무 많이 먹으면 요의를 느껴 잠이 깰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