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터키 중앙은행 총재 임기 1년 남기고 교체

■ 중앙銀 수장 전격 교체 이유는

올 마이너스 성장 예상에도

금리 내리지 않자 경질한듯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터키 중앙은행 총재가 급작스럽게 교체됐다.

터키 정부는 6일(현지시간) 무라트 체틴카야 터키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고 무라트 우이살 부총재를 신임 총재로 임명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관보에 게재했다.

지난 2016년 4월부터 중앙은행을 이끌어온 체틴카야 전 총재는 4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3년3개월 만에 경질됐다. 정부는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우이살 신임 총재가 통화정책을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물가안정을 주된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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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중앙은행 총재가 바뀌자 시장에서는 터키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36%나 폭락한 데 이어 올해도 환율이 요동쳐 금리 인하가 금융시장에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중앙은행 수장의 교체 배경을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터키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데도 체틴카야 전 총재가 금리를 내리지 않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를 경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는 지난해 8월 미국인 목사 투옥사건 이후 미국과 갈등을 겪으며 리라화 가치 폭락사태를 겪었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방어를 위해 그해 9월 기준금리를 6.25%포인트 올린 24%로 책정하고 이후 물가상승률이 최대 25%까지 치솟자 지난달까지 금리를 계속 동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역성장한 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성장률이 1.3% 상승에 그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는 만악(萬惡)의 아버지와 어머니”라며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는 ‘고금리는 고물가의 원인’이라는 경제통설과 상반되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내 주변에는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곧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며 체틴카야 전 총재의 퇴출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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