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듯 동시대 대부분의 직장인(20~50대)들은 재테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저금리 기조의 탓도 있기는 하지만 실거주 또는 투자의 범위를 벗어난 부동산 광풍 역시 이러한 시류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투기 광풍은 인간 본연의 속성인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언급하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하는 우리로서는 50대 초중반 은퇴 무렵 경제적인 뒷받침이 충분하지 않으면 100세의 삶은 불행하게도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축적된 자본과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는 부채 레버리지의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이 아닌 자본가 계층 또는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기관들의 독무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본시장 구조에서 일반인들이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본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안락한 노후를 누리기 위해서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개인연금(사적연금)을 충실하게 계획해야 한다.
우리와 비교해 유럽 선진국의 노년층들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낸다. 국가로부터 적정한 연금을 받기도 하지만 개인이 직접 젊은 시절부터 은퇴 시점까지의 기간을 고려해 적절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선진국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무수한 간접투자(사모펀드·인프라펀드·부동산펀드)에 개인이 참여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결국 정보 접근 권한이 부의 경계선을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행복은 곧 국가의 행복임을 생각할 때, 대한민국도 이제 개인이 노후에 필요한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제대로 된 경제 시스템과 투자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하는 시점이다.
첫째, 주식이나 채권뿐 아니라 대체투자를 활성화해 개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구조를 마련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현재까지 금융기관 또는 부유층 대상 사모대체투자가 대세였지만, 자본의 축적이 여의치 않은 대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공모대체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국내 자산뿐만 아니라 해외자산을 통한 대체투자 상품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환위험은 고유 위험이다. 단기적으로 환위험이 실제 위험일 수는 있으나 장기간의 투자기간을 고려하면 경통화(미국달러·일본엔·유로화 등) 자산에 대한 장기투자는 자연스럽게 환헤징이 가능하다.
셋째, 단기투자는 수익률 극대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이와는 달리 장기투자는 개인별 목표투자 기간에 맞춰 안정적인 투자원금 회수 및 적정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식 접근이 어렵다. 과거 지하철 9호선을 투자대상으로 발행한 시민펀드, 최근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주민참여형 태양광발전사업은 국가의 정책 방향과도 일맥상통하며 개인의 부도 축적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행복국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지금이라도 국가의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도 마련하고, 국민 대다수가 장기대체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마련된다면 100세의 삶이 두려움이 아닌 기대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