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동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과거 유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봐주기’ 의혹이 불거져 사퇴 요구를 받는 알렉산더 어코스타 노동장관에 대해 “그는 매우 훌륭한 장관”이라며 옹호에 나서 논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어코스타를 “훌륭한 노동부 장관”이라고 표현하며 “그는 환상적인 일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어코스타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나머지는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매우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어코스타가 과거 검사로 재직할 당시 엡스타인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앱스타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지난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는 등 수십 명에 대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그거 2008년에도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도 알려져 논란은 더 커졌다. 그는 2001~2006년 최소 36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앱스타인은 종신형 위기에 처했지만 AP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검찰과 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플리바게닝)을 벌여 연방 범죄로 기소되는 것을 피했다. 대신 그는 주(州) 범죄는 시인했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혐의만 적용받아 카운티 교도소에서 13개월 복역했다. 이 사건을 처리한 플로리다 남부연방지검의 검사장이 어코스타 장관이었다.
이번 의혹에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전날 트위터로 어코스타의 사퇴를 촉구했으며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이날 퇴진 압박에 가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의 친분에 대해 “나는 그의 팬이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다. 또 “나는 오래전에 그와 사이가 틀어졌다”면서 “15년 동안 그와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오늘 아침 자신이 엡스타인과 10년 아니면 15년 동안 얘기를 나누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02년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에 관해 “멋진 녀석”,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밌다”고 표현한 바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