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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상반기 기업 신용등급 ‘빨간불’

한신평 "상반기 장기신용등급 12개 업체 하향조정"...상향은 6개

탈원전 정책 '된서리' 맞은 두산그룹...3개 계열사 신용등급 악화




올 상반기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기조로 전환됐다.

한국신용평가는 10일 “상반기 382개 기업의 회사채·이슈어레이팅·보험금지급능력(IFSR)을 평가한 결과 12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낮춘 기업은 6개에 불과했다.

반면 등급이 상향된 기업은 9개로 전년과 같았다. 한신평은 “내수부진과 글로벌 경기둔화, 에너지정책 변화로 지난해 대비 신용등급이 하향기조로 전환됐다”며 “지난해 반도체·화학 등 일부 업종의 업황 호조로 신용등급 상향 기조가 우세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 신용도 악화는 유통·자동차부품·발전설비 업체에 집중됐다. 특히 발전설비 업종의 비중이 높은 두산그룹의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한신평은 온라인 경쟁심화, 정부규제 강화로 롯데쇼핑과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의 수익창출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했으며 서진산업 등 자동차부품사에 대해서도 완성차 시장 성장 둔화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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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경우 두산·두산중공업·두산건설 등 3개 계열사의 장기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한신평은 “지난해 두산건설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두산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됐다”며 “탈원전 정책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수익구조마저 악화 되고 있어 지주사인 두산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건설업종의 경우 전반적으로 신용도가 개선됐다. 한신평은 GS건설,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고 롯데건설, 포스코건설의 등급전망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분양실적이 개선되며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투자은행(IB)부문을 중심으로 이익창출력이 개선됐다고 판단해 신용도를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의 신용등급을 높였으며 DB금융투자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신평은 향후 신용도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혁진 평가정책본부 연구위원은 “내수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비우호적인 경제여건으로 부정적인 등급전망 기조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한국 200대 기업의 신용도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부정적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S&P는 ‘높아지는 신용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 보고서를 통해 험난한 영업환경, 공격적 재무정책, 규제 등이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출의존형인 반도체·자동차·정유·화학 산업이 향후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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