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전격 워싱턴을 찾아 백악관 핵심 인사를 만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한일 갈등의 출구를 찾기 위한 정부의 대미 설득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국제 공조’를 강조한 가운데 김 차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차장은 방미 첫날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을 만난 데 이어 이틀째인 11일에는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나는 등 북핵 이슈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차장은 이날 덜레스 공항을 통해 워싱턴DC에 도착해 백악관에서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과 면담을 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 현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한미 간에 여러 가지 이슈들이 많아서 이번에 와서 북핵을 포함, 백악관에 있는 사람들과 논의하러 왔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과 별도 회동을 가진 사실을 거론하며 “오늘 만났다. 이야기가 잘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과 논리를 잘 설명했고 미국 쪽에서도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잘 아는 만큼 우리의 입장을 당연히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측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것을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말을 아끼는 등 구체적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부연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11일에는 쿠퍼먼 부보좌관과 의회 관계자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의 이번 방미는 예정됐던 일정이 아니었던 것으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급파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아프리카 순방 중인 강 장관은 10일 밤 폼페이오 장관과 통화하고 한일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통화에서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가 우리 기업에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시킴으로써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이해를 표명하고 양 장관은 한미·한미일 간 각급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정영현·윤홍우기자 yhchung@sedaily.com